모바일 메신저의 대명사 카카오의 ‘카카오톡’과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시장의 절대강자 네이버의 ‘라인’이 드디어 글로벌 대전에 돌입했다.
토종 모바일 메신저의 양대축인 두 회사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글로벌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전세계 엄지족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면전에 들어갔다.
국내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두 회사는 현지화와 차별화라는 각각의 전략으로 글로벌 가입자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지화에 집중하라 ‘카톡’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선점하며 ‘국민 메신저’가 된 카톡은 서비스 출시 40개월 만에 전 세계 누적 가입자수 1억명을 돌파, 명실공히 ‘글로벌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최근 카톡은 라인의 텃밭인 일본을 비롯,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착수, 라인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카카오의 핵심 전략은‘현지화’에 있다. 카카오는 지사 설립 후 현지업체들과 합작 운영하는 동시에, 현지 연예인을 기용해 마케팅을 펼치는 등 철저한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지화만이 해외가입자수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게 카카오의 전략이다.
카카오는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카카오재팬’을 설립, 야후 재팬과 카카오재팬을 합작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의 경우는 현지 주요 통신사들과 손잡고 별도의 시스템 개발 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 현지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전 세계 1억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동남아 최대 소셜게임 및 SNS 업체 ‘프렌스터’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프렌스터는 ‘카카오 말레이시아’를 100% 자회사로 설립해 카카오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마케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케팅 전략 역시 현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지 인기 모델을 내세워 TV와 대중교통 광고를 진행했다. 카카오 플러스를 통해 일본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는 한류 열풍에 편승, 아이돌 그룹 ‘빅뱅’을 모델로 카톡 TV 광고를 제작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빅뱅과 말레이시아 출신 유명 싱어송라이터 YUNA를 기용한 TV 광고를 준비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개그맨, 연예인, 파워블로거, 디지털 아티스트 등을 섭외, 인도네시아 시장만을 위한 이모티콘을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NHN의 라인이, 중국은 위챗이 선점하고 있어 동남아시아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카카오는 적극적인 현지화를 통해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 선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별화에 집중하라 ‘라인’
후발주자로 출발한 라인은 출시 23개월 만에 전세계 가입자 1억5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2억명을 돌파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일본 시장의 약 90%가량을 선점한 후 유럽과 남미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라인의 핵심무기는 ‘스티커’와 ‘게임’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에 있다.
특히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재미있고 귀여운 캐릭터로 구성된 ‘라인스티커’는 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스티커는 현재 월 매출은 약 115억원을 기록하고 있고 라인 매출 전체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라인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게임 역시 네이버가 추구하는 차별화 전략의 중심에 있다.
네이버의 일본법인 라인(주) 모리카와 대표는 지난 8월 일본 도쿄 라인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미와 유럽시장은 ‘왓 츠앱’이 선점하고 있지만, 단순한 메시징 서비스인 왓츠앱과 달리 라인은 스티커와 게임 등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은 최근 다양한 현지화 전략도 함께 구사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현지에서 유명한 영어출판사와 제휴를 맺고 라인과 연계해 영어 상품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오랑우탄을 보호동물로 지정한 인도네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와 함께 오랑우탄 보호캠페인을 열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한류를 이용해 인기 아이돌 가수를 스티커로 제작하기도 하고, 역으로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들을 라인 스티커로 제작하기도 했다.
모리카와 대표는 “경쟁자를 설정해놓고 배척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와 협력사 등이 상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며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동남아나 유럽, 남미를 기반으로 해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점유율도 차츰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가입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이를 기반으로 라인 플랫폼을 통한 국내 게임의 해외 수출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