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代)를 이어 70년 외길만을 걸어 온 한국도자기의 사훈이다. 한국도자기는 1943년 고(故) 김종호 창업주가 회사를 창립한 이후 2대 김동수 회장에 이어 현재 3대 김영신 사장에 이르기까지 도자기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도자기 시장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면서 숱한 고비를 겪기도 했지만 한국도자기는 제품 다양화, 판로 다변화로 위기를 극복했다. 한국도자기는 이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새로운 충성 고객 확보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개척이 그 복안이다. 전통을 이어 100년 기업을 향한 한국도자기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 본격 진출… VVIP 접대·선물 문화 공략= 한국도자기는 올해 총 10곳의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 터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중국, 카자흐스탄, 몽골에 첫발을 내디딘 것.
이 가운데 중국은 여러 해 동안 공을 들인 끝에 거둔 최대 성과로 꼽힌다. 한국도자기는 중국을 ‘제2의 한국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3년 후 70억원, 5년 후 9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한국도자기는 중국 내 활성화된 VVIP 접대와 선물 문화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프리미엄 브랜드 ‘프라우나’를 앞세워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 계획이다. 프라우나는 도자기에 스와로브스키 원석을 세공해 가치를 극대화시킨 제품이다. 수천개의 보석을 세공한 1000만원 상당의 화병을 비롯해 크리스탈, 24K 금으로 장식한 잔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프라우나뿐만 아니라 중국 내 차 문화가 발달돼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다양한 찻잔도 준비 중이다.
김 사장은 “프라우나는 세계 도자기 시장에서 기존 제품보다 3~7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을 정도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한국 제품이 중국에서 신뢰받고 있는 만큼 (한국도자기의) 중국시장 진출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을 유지한다면 중국을 ‘제2의 한국시장’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또 글로벌 영토 확장으로 2년 내 650억원의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한국도자기의 강점은 ‘화인 본차이나’를 만들 수 있는 독창적 기술과 전사지(轉寫紙) 기술, 가업을 이어온 ‘신뢰와 존경받는 기업’이라는 것”이라며 “그동안 매출이 다소 정체돼 있었지만 앞으로 경영실적을 빠르게 개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자기를 액세서리로… 젊은층 ‘변화 꾀한다’= 한국도자기는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하며 또 한 번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고품질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도자기의 화인 본차이나를 액세서리 아이템으로 제작해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화인 본차이나는 천연 ‘본 애시(젖소 뼛가루)’를 혼합해 1250도의 고온에서 3번 구워낸 고급 도자기다. 영국 황실에서도 사용할 만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김 사장은 “화인 본차이나 원석을 단추로 만들어 셔츠에 달 수 있게 만드는 등 여러가지 적용 방법을 구상 중”이라며 “젊은층 대상으로 브로치나 커플링과 같은 액세서리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또 서양 음식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식습관을 고려해 도자기 제품 구성도 간소화할 계획이다. 기존에 밥그릇, 국그릇, 반찬그릇 등 10여 가지에 달했던 제품 구성을 젊은층에 맞게 새롭게 구성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전통 식기가 아니라 접시, 커피잔, 빵접시, 국그릇 등 5피스로 구성할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이는 기존 홈세트인 40피스를 4분의 1로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젊은층을 겨냥해 주방용품 브랜드인 ‘리한’의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며 “고등학생들도 선호할 만한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