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우리 기업들의 경영기조는 긴축경영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78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경영계획 방향을 ‘긴축경영(41.3%)’으로 설정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현상유지(37.2%)’, ‘확대경영(21.5%)’ 순으로 조사됐다.
긴축경영은 지난해부터 3년 연속 나타난 기조지만 내년도 전망은 지난해(51.2%)보다는 다소(9.9%p) 하락했다. 응답자 중 43.5%는 장기형 불황을 우려, 18.1%는 현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경영자들은 내년 경제성장률(3.2%) 역시 주요기관 전망 수준(한국은행 3.8%, KDI 3.7%)에 비해 보수적으로 예상했다. 내년 경영의 주된 애로요인으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한‘내수 부진(32.5%)’을 가장 우려했다. ‘수출여건 악화(29.3%)’를 선택한 비율도 높게 조사돼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기업은 수출여건 악화(33.8%)를 가장 주된 애로요인으로 선택한 반면 중소기업은 내수부진(37.3%)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내년도 투자 및 고용계획을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올해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올해 초 계획한 투자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65.9%가 계획한 규모 이상으로 투자를 집행(계획수준 : 52.6%, 계획이상 : 13.3%)했다. 반면 34.1%는 투자집행 실적이 계획 수준에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계획을 달성하지 못한 기업들은 ‘내수침체로 인한 국내 경제여건 악화(56.6%)’, ‘대외 경제환경 악화(30.3%)’, ‘자금조달 애로(11.8%)’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특히 자금조달 애로를 선택한 비중은 중소기업(18.4%)이 대기업(5.3%)보다 세 배 이상 높게 집계됐다.
최고경영자들은 노동시장 현안 중 ‘근로시간 단축(44.2%)’을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중소기업은 절반 이상(56.8%)이 근로시간 단축 규제로 인한 파급효과를 가장 우려하는 반면 대기업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33.3%)’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 및 부족한 세수확보를 위한 기업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9.4%가 ‘과거보다 강화됐다’고 답했다. 또 절반 이상(52.6%)은 강화된 세무조사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행정적 부담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지적했고 이어 ‘신규투자 위축(18.8%)’, ‘기업 이미지 손실(15.0%)’, ‘직원들 사기 저하(12.0%)’ 등의 순으로 답했다.
한편 해외투자에 대한 이유로는 ‘시장 확보(47.9%)’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기업 규모별로 중소기업은 ‘인건비 절감(24.6%)’을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대기업은 ‘노사관계’와 ‘고용유연성’을 택했다. 이에 대해 경총은 “대기업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강성노조, 고용경직성의 문제 해소가 필요한 과제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