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는 20일 서울 STX남산타워에서 제88회 회사채와 97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보유한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사채권자집회를 각각 개최했다. 이날 사채권자집회에서는 지난 11월 부결(88회)과 표결 연기(97회)된 ‘출자전환의 건’이 재상정 됐다. 회의 결과 각각 출석한 채권총액의 98.44%와 99.58%의 동의를 얻어 최종 가결됐다.
이로써 STX는 88회, 96회, 97회 모두 ‘전체 사채권(발행사채 총 금액)의 3분의 1 이상, 출석 사채권의 3분의 2 이상 동의’ 조건을 충족, 채권단이 요청한 자율협약 체결의 주요 선결 요건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2017년 12월 31일까지 회사채를 만기 연장하고 사채 이율을 연 2%로 조정하는 한편 사채 총액의 58%를 출자전환할 수 있게 됐다.
앞서 STX 채권단은 지난 8월 회사채 조건 변경을 통한 비협약 채권자들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조건부 자율협약’을 제시했다. 이에 STX는 지난달 27일 제88회·96회 회사채, 97회 BW를 대상으로 △1호 의안 채권재조정의 건 △2호 의안 원리금 지급방법 변경의 건 △3호 의안 출자전환의 건을 논의했다. 1호, 2호 의안은 88회·96회·97회 모두 통과됐지만, 3호 출자전환 건은 88회에서 가결요건에 1.94% 부족해 부결된 바 있다.
STX는 이번에 출자전환 안건이 통과된 만큼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서둘러 체결할 방침이다. 먼저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대한 법원의 인가절차를 거쳐 회사채 조건 변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채권단은 회계법인을 통해 STX 측이 제출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정밀평가하고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자율협약을 맺어 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STX는 자율협약이 체결되면 에너지사업(석탄·석유), 원자재수출입(철강·비철), 기계엔진(기계플랜트·엔진영업), 해운물류 서비스(물류·S&P) 등 4대 사업 축을 중심으로 ‘전문 무역상사’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각오다. 또한 현재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외부(비계열사) 비중을 2017년 96%까지 끌어올려 ‘독자 경쟁력’을 극대화할 전략이다.
STX 관계자는 “사채권자집회의 성공적 마무리를 통해 전문 무역상사 STX로의 도약에 더욱 가까워졌다”며 “이후 남아있는 절차들을 성실히 진행하고, 독자 생존력 확대 및 재무 안정성 강화를 통해 조기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