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석유 ’로 우리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짜 석유는 운전자에게 직접적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정유업계와 정부에도 2차적 손해를 입힌다.
가짜 석유제품이란 석유제품에 다른 석유제품 등을 혼합하는 방법으로 차량·기계의 연료로 사용하거나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제조된 유사 연료를 뜻한다. 가짜 석유는 규모가 2조원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가짜 석유는 운전자에게 1차적 피해를 입힌다. 차량을 잘 관리하더라도 가짜 석유를 주유하면 차량의 성능이 저하되는 동시에 연비도 뚝 떨어져 버린다. 석유관리원이 지난 5월 가짜 석유를 주유해 배출가스 및 연비시험을 실시한 결과 1차 시내 주행모드 실험에서는 차량에서 망치로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났다. 또, 7월 진행한 2차 실험에서는 자동차의 시동이 운행 중 꺼져버리는 결과가 나와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행 연비 하락도 문제다. 최근 석유관리원은 가짜 휘발유를 사용할 경우 실 주행연비는 18%가량 떨어지고, 가짜 경유는 5%가량 연비 하락이 일어난다고 발표했다.
정유업계에도 가짜 석유는 골칫덩어리다. 제품 운송 중 탱크로리나 제품을 구매한 주유소에서 다른 석유제품을 섞어 가짜 석유를 판매하는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정유업계로 돌아온다. 가짜 석유로 인한 차량의 기능 저하를 해당 정유사 기름 탓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정유업계는 품질 점검을 대폭 강화하며 가짜 석유 근절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가짜 석유는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정부 또한 가짜 석유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소비자와 관련업계의 안정을 추구함과 동시에 가짜 석유로 인한 탈세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짜 석유로 인한 탈세 규모는 1조910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의 품질은 고객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가짜 석유 근절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전부 잡아 내기는 역부족”이라며 “정부와 협력해 가짜 석유를 뿌리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