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데 돈은 안 벌린다. 요즘 LG전자가 안고 있는 고민이다. LG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지만 수익성 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의 1~3분기 누적 스마트폰 판매량은 3440만대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1030만대, 2분기 1210만대, 3분기 1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증권업계는 LG전자의 4분기 판매량을 1300만 대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1~3분기 누적 판매량과 이번 4분기 전망치를 더하면 4800만대로, 올해 예상치인 4500만대를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G전자는 26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1년 새 판매량이 두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지난 8월 초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G2도 약 5개월 동안 전 세계 누적 300만대를 넘어서며 순항 중이다. 국내 시장의 G2 판매량도 현재 90만대에 육박, 이르면 내달 중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G2가 국내 시장에서 100만대 넘게 팔리면 지난해 9월 출시한 ‘옵티머스G’와 올해 2월 출시한 ‘옵티머스G 프로’와 함께 G시리즈 3개 제품이 모두 ‘밀리언셀러’에 오르게 된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사상 최대 스마트폰 판매량(약 1210만대)을 기록한 지난 2분기 LG전자 MC사업본부 영업이익은 전 분기 1325억원에서 612억원으로 오히려 반 토막났다. 3분기에도 1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지만, 1년 만에 적자(영업손실 797억원)로 돌아섰다. 판매량과 수익성이 반 비례하는 이상 현상이다.
이번 4분기에도 휴대폰 사업에서 300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G2와 넥서스5 등 주력 제품 판매량은 좋은 편이었지만 마케팅 비용이 3분기보다 늘어나면서 MC부문 흑자 전환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스마트폰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 공세가 LG전자에는 위협적이다.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3위였던 LG전자는 중국의 화웨이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단, 적자 폭이 전 분기보다 줄어든 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늘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다. 앞서 정도영 LG전자 CFO(사장)는 “단기적인 수익성에 연연하지 않고 G2 등 최고급 스마트폰에서 확실한 브랜드로 자리 잡을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