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프리미엄 패딩의 상술 -김민정 문화부 기자

입력 2014-01-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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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레어·캐나다 구스 특별 할인행사’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앞 입간판 글귀의 일부다. 해당 제품 특별세일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행사장으로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이미 행사장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가격표를 살펴보니 한 벌당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이게 특별 세일이냐?’며 내 눈을 의심했다. 온라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정판매’, ‘특별한정세일’이라는 푯말을 내걸고 소비자를 유인한다.

무시무시한 가격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패딩이 터무니없는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다. ‘한정’, ‘리미티드 에디션’ ,‘매진임박’ ,‘특별세일’ 등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소비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다. 매출 증대에 눈먼 기업들은 조바심을 자극하는 문구를 판촉행사 수단으로 이용해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희소성과 트렌디한 개성을 강조해 마치 해당 제품을 입어야만 트렌드 세터(trend setter)가 되는 것마냥 엉뚱한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한다. 이 때문인지 유행에 민감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캐몽’(캐나다 구스와 몽클레어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고, 해당 브랜드는 ‘신등골 브레이커’(부모의 등골을 휘게 할 정도로 비싼 제품)로 떠올랐다. 제2의 노스페이스 사태를 낳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될 정도다. 부유층을 타깃으로 등장한 제품이 기업들의 계산되고 전략적인 마케팅과 입소문을 타고 대중적인 상품으로 둔갑한 것이다.

트렌드가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현상임은 분명하나 고가의 상품(명품)이 트렌드 세터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다. 명품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모방심리의 부담을 떠안는 것은 결국 소비자다. 소비자는 기업의 마케팅 수단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현명한 소비를 위해 꼼꼼하고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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