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재가동 고리원전 현장 가보니,안전사수 철통

입력 2014-01-1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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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2호기 주제어실 내 직원들이 모니터를 보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호기 등 원전 3기의 재가동 승인을 얻어냈다. 지난해 5월 원전부품비리로 인해 가동을 멈춘 지 219일만이다.

한수원은 14일 새벽 6시부터 100%에 달하는 300만kW 전력을 실수없이 생산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한수원의 명예회복을 천명한 조석 사장의 의지는 고리 발전소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 '긴장백배' 신고리 재가동 현장

지난 10일 방문한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의 직원들은 가장 먼저 고리본부의 전체가 조망되는 전망대로 안내했다.

이곳 고리본부엔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1978년 준공)를 포함해 원전 6기가 운영중이다. 2015년 6월엔 신고리 3·4호기가 준공될 예정이다. 이 경우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전력소비량의 66%를 고리본부에서 담당할 수 있다. 신고리 1·2호기는 100만kW급 가압경수로형 개선형 한국표준원전(OPR1000)에 속한다. 이들 원전은 국내 총 발전량의 3.3%(158억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부산시 연간 전력소비량의 77%에 해당한다.

특히 발전소에서 위치 선정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냉각수 공급을 원할히 하기 위해선 임해지역이여야 할 뿐 아니라 지진에도 안전한 암반 위여야 한다. 국내 주요 원전시설이 동남해안을 끼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고리본부의 원전들 또한 이런 점을 고려해 세워졌다.

최근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참고해 근해에 방파제격인 높이 10m, 길이 2.1km의 콘크리트 방벽이 추가로 설치됐다.

같은 기준으로 설립돼 지난해 2월 28일 첫 가동한 신고리 1호기는 상업운전을 시작한 뒤 첫 주기에 무고장 안전운전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기술진이 발전소 설계와 제작을 맡은 신고리1·2호기는 당초 예상했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고리 1·2호기가 재가동 준비 현장은 삼엄한 보안경비속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까다로운 검색절차를 거치고 안내된 곳은 발전정보와 안전을 총괄하는 주제어실. 전력량과 원자로봉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각종 모니터들과 10여명의 분주한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신고리1발전소 노기경 운영실장은 " 이곳에선 현재 5명이 1조를 이뤄 1일 3교대로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근무 있으며 시간대별로 발전량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 63m, 지하18m로 아파트 25층 높이에 달하는 돔 형태의 원전 격납건물은 외벽 두께 120cm의 철근콘크리트로 구성돼 리히터 규모7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돔 내부 원자로에도 두께 25cm 탄소강이 연료피복관을 감싸고 있는 등 5중 방호벽으로 구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기압차를 이용, 내부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만들어졌다.

노 실장은“여기에 고리원전 내 재난안전팀을 신설하고, 2015년까지 비상전력계통 및 안전설비에 내진 방수문을 설치해 안전시설을 더욱 보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움직이고 있다는게 노 실장의 설명이다. 긴장 속에 며칠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노 실장의 설명속에 원전안전의 명예회복에 대한 비장한 각오가 느껴졌다.

◇"원전안전, 최우선 사수할 것"

실제로 지난해 5월 이후 고리본부 직원들은 길이 6km에 달하는 케이블과 사투를 벌였다. 이후 LOCA 환경시험(냉각재상실사고 환경에서의 시험)에선 원전 운영허가 기간인 40년이 지난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40년쯤 노후화한 케이블 샘플을 만들어 테스트를 거쳤다.

케이블 교체와 품질서류와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는 주민설명회도 열었다. 원자로에서 만들어진 증기를 열에너지로 전환해 전기 만드는 터빈실을 지나면 수심 12m의 물에 담겨진 수조가 나타났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소다. 붕산을 첨가해 물색이 에메랄드 빛깔을 띠고 있는 이 곳 또한 주제어실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설치한 감시카메라를 통해 매시간 이상 유무를 이중검점 받고 있어 철저한 안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현장을 함께 한 조석 한수원 사장은 "3개 호기 가동을 계기로 더욱 안전하게 운영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며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하는 원전을 목표로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번 원전 가동 중단 사건을 계기로 설계사, 공급사, 정비업체, 시험기관 등 품질관리와 원전산업 전반을 점검하고 혁신하는 계기로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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