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를 지향하는 하나금융의 새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로 취임 3년차에 접어든 김 회장이 제시한 화두는 글로벌과 비은행 부문 수익 극대화로 압축됐다. 그 동안 하나금융의 조력자 역할론을 피력해 온 김 회장이 외환은행과의 통합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등 최고경영자의 입지를 본격적으로 다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5년까지 이익 기준으로 국내 1위 은행, 글로벌 비중 40%, 비은행 부문 40%, 브랜드 신뢰도 제고 등의 전략적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11일에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그룹 비전선포식에서 양복 윗도리를 벗고 상쇠로 변신, 1만여 임직원들 앞에서 꽹과리를 치며 이 같은 새로운 그룹의 비전을 알렸다.
이날 김 회장은 “글로벌 전략은 중화권과 아시아권, 유럽권, 미주권으로 나눠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게 진출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며“네트워크의 현지화와 재형성, M&A 등을 토대로 교민은 물론 중국과 아시아인, 현지인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금융사 합작과 지분 참여로 지속적인 M&A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겠다는 게 김 회장의 전략이다. 또 투자은행(IB)과 보험은 비은행 부문의 핵심분야로 중점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현재 전체 그룹 이익의 11.4% 수준인 비은행(보험·증권·카드) 부문 비중을 2025년까지 28.1%로 확대하겠다”며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에 따른 시너지 확대 외에 보험과 IB 부문을 강화시켜 비은행 부문을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회장이 제시한 새로운 비전은 지난해 1월 경영진 인터뷰를 시작으로 외환은행을 포함한 그룹 전체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인터뷰와 설문조사, 워크숍 등을 거쳐서 만들어졌다. 이에 외환은행 직원들과도 공감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이는 외환은행 합병 이후 조직 추스르기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한 비전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조직이 함께 미래를 그려가기 위해서 모두가 참여하는 조직 비전이 필수라고 판단해 이 같은 전략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