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의 몸통으로 밝혀진 한국스마트산업협회 활동 과정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회원사 모집과정에서 정부측 인사가 관련업계에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해 대출금 중 일부는 정관계 로비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가 2대 협회장으로 취임한 지난 2012년 10월 이후 회원사 모집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관련업계에 스마트산업협회를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소개하는 안내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지난 2011년 스마트산업 분야 및 영상산업의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을 내걸며 출범한 단체로 지난 이명박 정부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역점을 둔 분야다. 지난 2011년 8월 당시 현재 미래부 사업을 담당했던 방송통신위원회가 사단법인 등록 허가 기관으로 지정돼 허가를 승인했다.
무엇보다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가 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회원사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석연치 않은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현재 이 협회 회원사는 166개사로 서 회장 재임 기간 동안 140여개의 기업들이 가입했다.
초대 회장이 재임한 14개월 동안 25여개에 불과했던 회원사가 서 회장 취임 이후 급격히 늘어나 이 과정에서 정부측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스마트영상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스마트산업협회에서 2번의 콘퍼런스 행사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문화부와 미래부가 관련업계에 협회 안내문을 보내와 직·간접적인 가입 권유가 있었다”며 “콘퍼런스 행사장에서 협회 직원들이 가입신청서를 배포하는 등 회원사 모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 협회는 서 회장 재임 기간 스마트폰 주변기기와 액세서리 업계 사업 활성화 명목의 크고 작은 행사를 여러 차례 개최한 것으로 밝혔졌다. 여기에는 문화부, 미래부, 방통위, 관세청 등 정부기관들과 공동 기획된 행사도 포함됐다. 때문에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이 협회 초대 명예회장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스마트산업협회 회원사 기업들은 가입 과정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회원사로 등록된 KT는 가입과정에 대해 “가입 동기 과정은 현재 알 수 없고, 등록이 돼 있는지도 몰랐다”며 “협회비를 납입한 적이 없어 활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