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수능영어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 영역을 쉽게 출제한다고 밝혔으나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교육부는 13일 선보인 올해 업무보고 자료에서 영어 사교육 과열을 막기위해 '쉬운 수능 영어' 원칙을 내놓았다.
교육부는 우선 수준별 수능 폐지로 출제과목이 상대적으로 단순화돼 출제 난도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준별 구분없이 하나로 보는 2015학년도 영어 영역의 출제과목은 '영어Ⅰ'과 '영어Ⅱ'이다.
지난해 수준별 수능에서 어려운 B형과 비교해보면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는 '영어 독해와 작문'과 심화과목인 '심화 영어회화'가 빠져 학습 부담이 줄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또 문항당 지문의 길이를 줄이는 것을 비롯해 수능 시험지 분량을 축소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런 '쉬운 수능 영어' 기조가 수험 부담은 일정 정도 완화하겠지만, 사교육 과열을 진정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영어 영역의 사교육 수요가 줄더라도 경쟁 학생들보다 한 점이라도 더 따려면 수학 등 다른 과목에 대한 사교육 급증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실제 통계청의 2012년 사교육비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수학의 사교육 참여율은 47.8%로, 영어(46.3%)보다 높았다. 아울러 수학의 사교육비 총 규모가 6조원으로, 6조5000억원인 영어보다 조금 작지만 사교육비가 계속 증가하는 유일한 과목이라는 점에서 조만간 추월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