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돌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며 정정공시를 냈다. KT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처음있는 일 뿐 아니라 대기업이 흑자였던 실적이 적자로 밝혀졌다며 정정공시를 내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새로 취임한 새 회장을 ‘배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KT는 지난 20일 정정공시를 통해 지난해 당기손실 6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1월 28일 지난해 당기순이익 181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1816억원 흑자에서 603억원 적자 전환했다고 정정한 것이다. 정정된 영업이익은 8393억원으로 당초 밝힌 영업이익은 8749억원이었다.
적자전환의 가장 큰 원인은‘사업·정보 시스템 전환(BIT)’ 프로젝트의 손실 반영분이다. BIT 프로젝트는 네트워크를 제외한 경영정보, 영업, 시설, 서비스 등 사실상 KT의 모든 IT 플랫폼을 새로 구축하는 사업으로 투자금액만 1조원에 이른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석채 전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BIT 프로젝트의 손실을 지난해 실적에 반영함으로써 새로 취임한 황창규 회장의 부담을 덜어 주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KT측은 “불용처리 하겠다는 의사결정은 이미 작년에 났고 당시 CEO가 부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종 결정을 못 내렸던 것 일뿐”이라며 “실적 발표 이후 외부감사인의 검토를 받는 과정에서 작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최종 의사결정이 내려져 지난해 실적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회장 때 부터 이 사업과 관련해 제 기간 안에 공정률을 맞출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등 사업을 정리하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