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개인정보 합동대책 발표 후 금융권 관계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사고 발생시 금융소비자들이 입는 피해 대비 여전히 제재 수위가 미미하다며 보다 강력한 대책이 마련돼야한다고 주장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은 징벌적 과징금 수위가 매출액 대비 1%에서 3%로 상향조정된 것은 과도한 제재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실상 금액에 상한선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는 금융회사 정보유출이 타 업권 등에 비해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점을 감안해 금액상한은 타법 사례보다 높은 수준으로 설정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월 대책발표 때 당국에서 발표한 1% 징벌적 과징금만으로도 제재로서 그 효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회사의 이미지 실추때문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시민단체들은 보다 강력한 제재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가 거론되고 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미국의 경우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로 인해 기업이 손해액의 10~30배 많게는 100배까지 배상한다”며 “정보유출로 기업이 망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 보안을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근본적인 개인 정보유출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들의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금융기관과 통신사에서 연이어 대량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는데도 이들에게 계속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 불안을 야기하는 만용과 같다”며 “어떠한 예외도 없이 민간에서의 주민번호 수집은 엄격히 금지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