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수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굳건히 하겠다.”
지난 14일 열린 제46회 현대차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이 밝힌 올해 첫 번째 사업 목표다. 김충호 사장은 “국내에서 신모델 출시와 함께 승용 디젤 모델을 확대 적용해 고객 지향형 상품을 제공, 다양한 고객 요구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입차의 공세에 맞선 현대차의 대표 모델은 이달 말 출시되는 ‘LF쏘나타’다. 5년 만에 내·외부를 새단장한 쏘나타는 국내 대표 세단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전 모델인 ‘YF쏘나타’는 2011년 10만4080대, 2012년 10만3994대가 국내에 판매됐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8만9400대 판매에 그쳤다. 현대차 대표 모델이 연간 10만대 판매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수입차에 안방을 내준 셈이다.
그러나 LF쏘나타의 기세는 이전 모델과 다르다. 이 차량은 사전계약 개시 3일 만에 누적 계약대수 1만15대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9월 출시된 6세대 쏘나타의 사전계약 3일간 대수 1만2787대에 이어 현대차 역대 차종 중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폭발적 반응을 고려하면 올해 LF쏘나타는 연간 10만대 판매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LF쏘나타 디젤 모델의 연내 출시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LF쏘나타 디젤 모델의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LF쏘나타 디젤 모델 출시는 시장 여건에 달려 있다”며 “중형세단 부문에서 디젤 수요가 충분하다는 시장 검토가 끝나면 바로 LF쏘나타 디젤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F쏘나타 디젤 출시를 내년께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디젤 세단의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경우 연내 출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도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와 같은 고급 수입차 브랜드에 맞서 선전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올해 1~2월 국내에서 7892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2094대에 비해 판매량이 276.8%나 뛰었다. 현대차는 이 같은 추세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올해는 절치부심의 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신차 등록 기준에 따르면 기아차의 지난해 내수시장 점유율은 29.5%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20%대로 내려앉은 것은 2009년 28.3% 이후 4년 만이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영업망 재정비, 고객서비스 질 제고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내수시장 확대에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2분기 이후에는 신차도 준비돼 있다. 신형 ‘카니발’은 이르면 5월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신형 카니발은 9년 만에 내외부가 모두 바뀐 차량이어서 최근 패밀리카 열풍을 타고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하반기에는 신형 ‘쏘렌토’를 내놓는다.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를 통해 최근 포드 ‘익스플로러’ 등 수입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의 전열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국내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수입차의 공세가 만만치 않지만, 쏘나타의 5년 만의 재출격을 고려하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내수 점유율은 80%대를 넘길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