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 효자를 꼽으라면 일반적으로 반도체나 자동차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해외건설 부문이 2007년부터 부동의 수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많이 모르는 사실이다.
한국 근로자들은 수출 역군으로써 국내 건설사들에 ‘기회의 땅’으로 부상한 카타르와 터키에서 ‘한국 건설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쉼 없이 뛰고 있었다.
카타르는 2022년 열리는 월드컵을 위해 경기장, 호텔 등 인프라 공사를 위해 온 국토가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내 건설업계의 맏형 현대건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루사일 신도시에서 도하의 신중심지인 알 와다 인터체인지까지 약 6km에 이르는 고속도로 확장공사를 진행중이다. 단순 도로공사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사실상 새 도로를 깔고 그 위에 여러 조형물과 교량, 변전소, 공원 등을 지어야 하는 일종의 기술집약형 복합건설 프로젝트다.
그만큼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우회도로를 만들고 기존 도로 밑에 거미줄처럼 깔린 고압전선등 각종 설비들을 옮겨야 했다. 한여름 50~60도까지 치솟는 기온은 이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공사를 위해 협의해야 할 관계 기관만 25개, 받아야 할 인·허가만 200여개가 발목을 붙잡았다.
하지만 하영천 현장소장은 "그동안의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기한내 차질없이 완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어디 그뿐인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터키의 보스포러스 해협에 세워지는 보스포스퍼 제3대교 역시 현대건설과 SK건설이 힘을 모아 만들고 있다.
이 곳 공사 역시 극심한 교통체증에도 불구하고 70년대와 80년에 영국·독일, 일본·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이 시공한 2개 밖에 없다. 그만큼 환경단체의 반대와 유물보호 정책이 강하다.
보스포러스 제3대교는 세계 최초로 사장-현수교 방식으로 짓는다. 발주처의 까다로운 요구조건들을 수용하다 보니 이런 방식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
이들 건설인들은 전혀 다른 건설환경, 이질적인 법, 게으른 민족성 등과 싸우면서 묵묵히 건설한류를 위해 일하고 있다. 가족과 집에 대한 그리움은 속으로 삭혀야 한다.
하나같이 “공기를 당기는 것은 일이 아니다”고 말하지만 어찌 공기를 줄이는 것이 쉬운 일이겠는가? 그만큼 잠을 줄이고 땀을 흘려야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해외 건설사업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땀을 흘리며 일만 하고 있다. 그래. 공기를 앞당기는 것쯤은 일도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그들이 있는 한 중동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