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사이드 ‘삼성효과’는 훈풍일까, 거품일까.
지난 14일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가 경기 용인의 54홀(회원제 18홀·퍼블릭 36홀) 골프장 레이크사이드CC의 지분 100%를 3500억원에 인수·계약하면서 침체된 회원제 골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은 삼성의 인수가 확정·발표되면서 40%에 가까운 회원권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3억원에 거래되던 레이크사이드CC 회원권이 24일 기준 4억원을 기록했다.
민자영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삼성효과’가 대단히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이 정도 속도라면 이달 안에 5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이라는 거대 주주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7년 경기 안성의 세븐힐스가 안성베네스트로 골프장 이름을 바꾸면서 3억원이던 회원권 시세가 6억원으로 뛰었다. 이번에는 명칭뿐 아니라 소유주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기대감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궁금증은 ‘얼마나 오를까’다.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레이크사이드 서코스(18홀)의 회원권 가격은 지난 2000년 4억8000만원에서 2003년 6억8600만원으로 올랐고, 2006년에는 10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2008년에는 역대 최고가인 1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0년 8억9000만원으로 떨어졌고, 2011년에는 6억6000만원으로 급락했다. 2012년 5월부터 레이크사이드의 공개 매각이 진행됐지만 회원권 가치 하락은 멈추지 않아 4억1600만원으로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3억4000만원, 올해 초는 3억원까지 떨어졌다.
따라서 최고가를 기록했던 2008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레이크사이드CC의 회원권 시세는 당분간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김계환 한국골프컨설팅 대표는 “레이크사이드CC는 서울 강남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접근하기 가장 좋은 골프장 중 하나다. 어쩌면 누가 운영하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8만평에 이르는 여유 부지가 있다. 고급주택 건설 등 시설투자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그에 따른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레이크사이드의 ‘삼성효과’는 회원제 골프장의 전체적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계환 대표는 “레이크사이드의 삼성 인수는 레이크사이드 내부 재산권 분쟁에서 시작된 문제이기 때문에 주변 골프장이나 회원제 골프장 시장 흐름과 연결짓기는 어렵다. 삼성으로서는 호재지만 회원제 골프장 전체의 훈풍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레이크사이드의 ‘삼성효과’를 운운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위기에 몰린 회원제 골프장이 아직도 많을 뿐 아니라 레이크사이드CC라는 하나의 골프장만을 놓고 시장의 흐름을 판단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