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새로운 TV홈쇼핑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 홈쇼핑 개설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 제품 판로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한 ‘홈앤쇼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추가 홈쇼핑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료방송 업계는 송출수수료 증가로 중소 방송채널사업자(PP)에 심각한 타격이 갈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앞서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벤처기업들이 창의력 있는 제품을 쏟아내지만 10개 중 9개는 판로를 뚫지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제 7의 TV홈쇼핑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중기청의 이러한 행보를 반기고 있다. 그 동안 중소기업의 유통 채널로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던 홈앤쇼핑이 되레 황금시간대에는 대기업이나 수입 제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오영식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홈앤쇼핑의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중은 80.9%로, 2012년 83.6%보다 떨어졌다. 반면 대기업의 편성비중은 전년 12.4%에서 14%, 수입 제품은 4%에서 5.1%로 늘어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홈쇼핑이 늘어나면 경쟁심화로 방송송출료가 증대해 중소 PP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선문대 황근 교수는 2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홈쇼핑 채널의 역할과 미래’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홈쇼핑이 추가되면 심각한 부작용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 교수는 “황금시간대의 채널을 따내기 위한 송출 수수료가 크게 증가해 중소개별 PP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1년 홈앤쇼핑이 진출한 이후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매출액 대비 홈쇼핑 송출 수수료 비중이 2010년 15%에서 2012년에는 22.4%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송출 수수료가 늘면 홈쇼핑 사업자가 상품제공자와 이용자에게 송출 수수료를 전가해 상품가격 인상이나 품질저하로 이어져 소비자의 후생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남대 주정민 교수도 “현재 TV홈쇼핑 6개, 티커머스 10개 등 16개의 24시간 상품소개 판매채널이 승인됐고, KTH 등 TV홈쇼핑 서비스까지 등장했다”면서 “시청자의 볼권리가 침해당하고 유료방송의 지나친 상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정책과 이윤호 팀장은 이에 대해 “홈쇼핑은 미래부·방통위·공정위·식약청·중진공 등 다양한 부처가 소관하는 산업인 만큼 협업을 통해 건강한 홈쇼핑 환경을 만드는 게 중소기업 매출증대에 더 많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