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해상사격 도중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향해 수백 발의 포탄을 발사하고 이 중 일부가 NLL 남쪽 해상으로 떨어지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던 서해 5도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경보시설이 완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1일 서해 5도 지역의 비상 방송 실태를 파악하고, 비상방송은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항인 만큼 필요한 곳에 조속히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11월23일이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이 벌어졌던 날인 점을 고려해 청와대 참모진에 비공개로 이러한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안전행정부와 인천시, 옹진군 등 관계기관이 합동 현지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백령도와 대청도, 연평도 등지의 21곳에서 경보 사이렌이 설치돼 있지 않거나 경보음 수신 감도가 좋지 않은 사실을 파악하고 시설 보완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9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달 13일까지 백령도 14곳, 대청도 4곳, 연평도 3곳에 경보 사이렌 16개와 마을 앰프 5개, 네트워크 관련 장치 1개를 설치했다.
민 대변인은 “비상시를 대비한 이러한 사전 점검과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같은 비상상황 속에서도 차분한 대피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