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보고서에서 한국은 엔화 약세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켰다.
IMF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해외생산 비중이 증가해 원ㆍ엔 환율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감소했기 때문에 엔저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경쟁 관계에 있는 양국 중 한 국가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국가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하는 등 환율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아시아에서 환율전쟁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IMF가 반대 논리를 펼친 보고서를 발표해 흥미를 끌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일본은 엔화 약세를 위한 추가 통화정책 완화를 준비하고 있고 중국 당국은 위안화 가치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IMF는 지난 1월 한국에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IMF는 엔화 약세에 대해 과거 사례를 이유로 한국이 걱정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2012년 원화가 엔화 등 다른 주요 통화에 약세를 보여 한국 수출이 늘어났지만 일본 수출에 타격을 주지 못했다고 IMF는 지적했다. 당시 한국 수출의 70%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이뤄졌는데 한국과 일본의 수출품은 경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일본 수출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IMF는 분석했다.
또 한국은 1990년대 이후 주력 수출품이 스마트폰과 메모리 칩, LCD 등으로 바꼈고 일본은 시스템 반도체와 게임 관련 제품에 초점을 맞추는 등 주력 수출품도 양국이 서로 다르다.
특히 한국 제조업체들의 해외생산 비중이 2008년 38%에서 2012년 73%로 커지고 그 가운데 스마트폰은 16%에서 80%로 확대되는 등 제조업 주력 생산기지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엔저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IMF는 설명했다.
오히려 엔저로 반도체, LCD 생산에 필요한 일본산 초정밀기계 수입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한국에 이득이 될 수도 있다고 IMF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