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영업이익 뚝, 82% 유동비율 100% 초과 ... 경기 불투명하자 재무안정성만 신경 써]
[e포커스] 국내 30대그룹 상장사들이 역성장 속에서 곳간 지키기에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성장성 주요 지표인 총자산증가율은 10곳 중 4곳이, 매출액증가율은 10곳 중 5곳이, 영업이익증가율은 10곳 중 6곳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10곳중 8곳은 유동비율이 100%를 초과한 가운데 현금보유량은 20조원이 증가한 158조원으로 밝혀졌다. 성장성은 뚝 떨어졌는데 현금보유는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30대그룹 상장 계열사 155개(금융사·사업보고서 미공시 제외) 중 59개사가 전년도 대비 자산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 상장사 11곳 중 4곳의 자산이 전년도 대비 4~8%가량의 자산이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9곳 중 1곳, SK그룹은 15곳 중 8곳, LG그룹은 10곳 중 4곳, 롯데그룹은 7곳 중 1곳의 총자산규모가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매출액 부분에서는 조사대상 중 절반가량이 76곳이 전년도와 비교해 역성장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증가율 부분에서는 10곳 중 7곳 가량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대그룹 상장사의 재무안정성 지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성장성 지표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부채비율이 업계 안정치인 200%이상인 곳은 28개사로 조사 대상의 18%에 불과했다. 또 10곳 중 7곳의 유동비율이 100%를 넘어 단기부채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그룹들의 현금보유량이 크게 늘어난 점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난해말 현재 30대그룹의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158조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20조원(18%)가량이 늘어난 금액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국내 주요 그룹들이 벌어들인 현금을 시장 확대를 위해 투자하기 보다는 곳간에 유동자산으로 보유하고 있거나 부채 상환에 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총자산이 늘지 않는 가운데 부채비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은 상당수의 30대그룹 상장사들이 벌어들인 현금 일부를 투자 보다는 재무적인 안정성지표를 높이는 방향으로 쓰고 있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상황이 불투명하다보니 시장 확대보다는 신용등급 등을 고려한 재무적인 안정성에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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