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영국 정부, 유럽중앙은행(ECB)이 경제전망과 정책방향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이번 주 열리는 주요 20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IMF·세계은행(WB) 봄철 연차총회 기회를 이용해 IMF의 자국 경제 오판을 지적할 계획이라고 FT는 전했다.
1년 전 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재정적자 감축 등 긴축정책이 ‘불장난’과 같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당시 IMF는 영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0.7%, 올해는 1.5%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1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IMF는 영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7%에 달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을 2.4%로 상향 조정했다.
오스본 장관은 건전한 공공재정과 시장자유화, 세제개혁 등 우파 정책이 성장세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IMF와 ECB도 최근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 2일 연설에서 “유로존(유로 사용 18국)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성장의 걸림돌”이라며 “ECB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이례적인 통화정책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훈수를 뒀다.
이에 발끈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3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IMF가) 이것은 하고 저것은 하지 말라고 하니 고맙지만 우리는 미국과 다르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다시 이날 미국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 “ECB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수개월 전부터 말해왔다”며 “드라기가 ECB 수장으로서 무엇이 최선이며 언제 이를 행동에 옮길지 제대로 판단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