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카드복합할부금융상품(카드복합상품) 폐지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중소캐피탈사와 업계 1위 현대캐피탈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다. 또 중소캐피탈사와 카드사 진영, 현대캐피탈과 자동차제조사 진영으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달 열린 ‘2014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카드복합상품의 거래구조가 비정상적이라고 판단,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먼저 자동차 제조사와 현대캐피탈 등 계열 캐피탈사들은 카드복합상품 폐지에 찬성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할부로 하면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데 불필요한 가맹점 수수료가 발생하고 있다고 대리각을 세웠다. 가령 2000만원짜리 차 한 대를 할부로 팔면 전부 수익으로 잡히지만 카드복합상품은 마진의 2% 가량을 수수료로 떼고 1960만원만 받게 되는 셈이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
카드복합상품의 가맹점 수수료 1.9%에서 1.5%는 캐피탈사로, 0.5%는 카드사로 들어간다.
한 수입자동차 딜러는 “할부는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데 카드 할부인 것처럼 포장해 수수료를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나누는 것”이라며 “자동차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결국 소비자가 손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드복합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JB우리, 아주, KB, 메리츠, BS, 하나캐피탈 등 6개사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카드복합상품이 폐지되면 신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는 현대캐피탈의 독주가 이어지고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이 상품의 폐지로 영업사원, 대출중개인 등 관련 종사자 1000여명이 생계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카드복합상품은 최저 4.9%까지 낮은 금리로 자동차할부를 이용할 수 있고 캐시백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시각이다.
한편 지난해 기준 카드복합상품 이용자는 11만 명이며 매출액은 2조1000억 원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