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나타난 저물가가 효과가 30대 가구주 그룹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복지지출의 혜택이 이들 30대 가구주에 쏠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60~70대의 고령 가구주가 느끼는 물가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은행은 13일 ‘소득 및 연령 그룹별 물가상승률 차이에 대한 분석’(경제연구원 김현정 부원장·김형식 선임연구원, 이정익 인사경영국 소속 전문연구원) 보고서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를 잘 반영할 수 있는 가구균등 물가지수(D-CPI) 상승률과 공식 물가상승률을 연령별 소득계층별로 분석해 발표했다.
조사기간은 2011~2013년이며 각연도의 공식 물가상승률은 2011년 4.0%, 2012년 2.2%, 2013년 1.3%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대별로 공식 물가상승률과 D-CPI 상승률이 2011년 이후 0.7%~2.9%포인트의 차이를 보이는 등 격차가 적지 않았다.
우선 30대 가구주 그룹의 물가상승률은 2012년에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빠르게 낮아졌다. 이는 보육료, 급식비, 납입비 지원 등 복지지출 확대의 혜택이 주로 이들 연령대에 주로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반면 60~70대 고령가구주 그룹의 물가상승률은 물가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높았던 2011년에 매우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2012년 들어 물가승승세가 둔화된 기간에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게 둔화됐다. 특히 2011~2012년 기간중 이들의 D-CPI 상승률은 공식 물가상승률보다 연평균 0.7%포인트나 상회했다.
40~50대의 가구주 그룹의 물가상승률은 공식 물가상승률 추이가 비슷했다.
가구당 소득별로도 D-CPI 상승률은 큰 차이가 났다. 가구당 소득 기준으로 하위 50%, 중위 30%, 상위 20%의 그룹으로 나눠보면 2011년 1분기~2013년 2분기 중에는 대체로 소득 하위 50%의 가구의 물가상승률이 중상위 소득계층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즉 공식 물가가 낮지만 소득이 낮으면 체감물가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보고서는 “2011년 물가상승기에 저소득 가구 및 고령 가구주 그룹의 물가상승률이 타 그룹에 비해 크게 높은 현상이 나타난 원인은 이들 그룹들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석유류, 농축산물, 집세, 전기, 수도, 가스 등의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일반 소비자들이 소비활동에서 느끼는 물가 움직임은 소비자들의 소득 및 지출구조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저소득층의 소비 비중이 큰 품목들의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때 이들 그룹의 물가상승률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등 다양한 물가지수를 활용해 계층별 물가동향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