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정규직·비정규직, 대·중소기업, 업종 근로자간의 임금격차가 더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4일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임금격차’ 보고서에서 현재 통상임금 범위 확대가 임금상승을 초래하는 것 외에도 임금격차 확대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더욱 커진다고 주장했다.
분석 결과 5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정규직 임금은 435만7000원, 비정규직은 51만7000원 각각 증가해 384만원의 추가 임금격차가 생긴다고 한경연은 밝혔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을 채용하려는 기업들의 유인이 더욱 높아질 수 있으며 일자리의 질 또한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상임금 범위확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도 벌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정상여가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제조업 500인 이상 사업장과 1∼4인 사업장의 연간 1인당 임금총액 격차는 3447만원에서 3865만으로 418만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에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는 현재 2.57배에서 2.76배로 확대된다. 이는 1∼4인 사업장에서 고정상여가 임금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에 불과하지만 500인 이상의 사업장은 비중이 21.1%에 달하기 때문이다.
제조업 업종 간의 임금격차도 확대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근로자의 연간 임금총액은 247만6000원,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213만원 증가하는데 비해 인쇄·기록매체 복제업은 5만6000원, 의복·액세서리·모피 제조업은 6만5000원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결국 최고와 최저 임금업종 간 임금격차도 3617만원에서 3893만원으로 276만원가량 확대된다.
변양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임금연공성과 고용경직성이 높은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생산성 증대가 수반되지 않은 채 통상임금 범위만 확대되어 대기업·정규직의 과도한 임금 상승을 유발한다면, 경제 전체의 고용창출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