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수장이 바뀐 뒤 사정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부가 정준양 전 회장을 비롯 그와 연관된 정·관계 인물을 겨냥했다는 얘기와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재촉하기 위한 것이라는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동부자산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사정당국의 압박이 포스코의 동부자산 인수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포스코는 과거에도 정권이 바뀐 뒤 외풍에 시달려왔다.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뒤 일본행을 택했다. 김만제 전 회장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뒤 유상부 전 회장에게 자리를 내줬다.
국세청은 최근 포스코의 세무조사를 마무리하면서 포스코가 계열사간의 거래를 부풀리거나 축소하는 방법으로 조세를 탈루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조만간 추징금 규모를 확정해 포스코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준양 전 회장에게도 벌과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이 16일 포스코P&S를 수사한 것은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첫 검찰 수사다. 울산지검은 포스코의 무역전문 자회사인 포스코P&S의 철강거래 비리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부산지검을 통해서도 압박을 받고 있다. 원전비리를 수사하는 부사지검은 사전 구속된 이두철 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원전 제어계측 부품을 생산하는 옛 삼창기업을 운영하면서 130억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삼창기업은 포스코ICT가 2012년 3월 인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포스코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철강업계의 관계자는 “정부와 포스코 사이에서는 길 들이기와 독립성 확보라는 줄다리기가 이어져 왔다”며 “권오준 회장이 향후 임기 동안 정부와 긍정적인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 동부그룹의 자산을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