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 대형 크레인이 속속 도착, 인양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구조가 활기를 띠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3600톤급 해상 크레인이 18일 새벽 3시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또 오전 10시께 해양환경관리공단 소속 2000톤급 설악호에 이어 삼성중공업의 3600톤급 해상 크레인도 도착한 상황이다.
크레인 3대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사고 해역에 도착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동의 절차가 남은 만큼 관계 당국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월호가 밑바닥 펄에 박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크레인이 배를 부양해 구조작업이 쉬운 곳으로 이동 가능하다.
하지만 인양작업 시 선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고, 이 경우 선체 내부에 공기가 찬 공간, 이른바 에어포켓으로 해수가 밀려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생존자들이 선체 내부에 있다면 인양 작업으로 되레 목숨을 잃게 될 우려가 있다.
인양작업은 먼저 잠수부들이 가라앉은 배 아랫부분에 쇠사슬을 밀어넣어 선체를 묶어야 한다. 묶은 선체는 와이어로 크레인과 연결해 끌어올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 선체 위치를 바로잡는 작업이 필요하다.
투입이 확정되면 선체에 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을 우선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잠수부를 선체 내부로 진입시키려는 시도를 반복 중인 해경은 체인 연결 중에도 선내 진입을 계속 시도할 예정이다.
잠수부를 통한 선체 내부 진입이 어려울 경우 크레인 3대로 세월호를 들어 진입 공간을 마련한 뒤 수색과 공기 주입 작업을 돕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확한 인양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크레인 3대가 각각 선박의 머리와 중간, 끝부분을 나눠 잡고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월호가 국내 여객선 가운데 최대 규모인 6800톤급이어서 크레인이 무게중심을 유지하며 동시에 인양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세월호는 2010년 침몰한 천안함 무게의 5배가 넘는다. 내부에 어지럽게 널려 있을 화물과 자동차, 바닷물의 무게를 합치면 1만톤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2010년 침몰한 천안함 인양 때보다 난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천안함은 침몰 시점으로부터 1달 만에 인양됐지만, 세월호의 경우 인양 기간이 최소 2달 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세월호가 천안함보다 5배나 무거운 데다, 천안함은 함수와 함미가 분리돼 크레인 두 대가 하나씩 끌어올렸던 데 비해 크레인 3대가 동시에 균형을 맞춰 가며 선박을 들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힘의 불균형으로 배가 부서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앞서 천안함은 당시 선체가 두 동강 나 중량 부담이 절반으로 줄었는 데도 인양에 한 달이나 걸렸다.
서용완 대우조선해양 전문위원은 “천안함 때는 90도 누운 상태로 수면까지 다 올렸지만, 지금은 (세월호가) 180도 뒤집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아주 어렵다”며 “선박 안에 남아 있는 인명과 화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박을 바로잡은 상태에서 인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배가 가라앉은 지점의 유속이 최대 시속 10㎞로 조류가 상당히 빠르다. 이 때문에 쇠사슬로 선체를 묶는 데만 1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방재당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선체 인양은 구조보다는 시신을 인양하기 위한 작업인 경우가 많다”며 “구조를 위해 인양을 서두를지는 신중히 검토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경 등은 본격적 인양에 앞서 체인 연결 작업을 하는 동안 선체 내부 진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