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북한의 핵실험 조짐이 강해지는 국면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큰 중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동시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긴장 완화를 통한 균형 외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40여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와 추가 핵실험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북한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준데 대해 감사하다”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역내에서의 군비 경쟁과 핵 도미노 현상을 자극해 동북아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6자 회담 재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우리 정부가 꾸준히 추진하고자 하는 한반도 프로세스와 남북관계 개선 노력도 동력을 잃게될 수 있는 만큼, 북한에 대한 추가적 설득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가림막 설치와 잦은 차량 움직임 등 4차 핵실험 강행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 선언’과 관련, “이러한 방안은 한반도가 평화의 길로 가고, 남북간의 동질성 회복과 신뢰구축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중국은 북한 무역의 90%와 경제지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가 평화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중국 측이 계속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정세에서 긴장 고조를 막는 것은 한중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각측간(관계 당사국간) 대화를 설득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보유 반대에 대해서는 한중 양국이 서로 일치된 입장을 갖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제안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지지하며 한반도 자주 평화통일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위로를 주고 받았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이 사고 직후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달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며 “실종자 중에 중국 국민도 포함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희생자와 실종자 중에 많은 학생들이 불행하게 희생된데 대해 매우 큰 비통함을 느낀다”며 “희생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 부상자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구조설비 지원을 조속히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25일 방한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한 핵실험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만큼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한 개선안을 논의할 것인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