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선례를 따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셰일혁명이 후진국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싱크탱크인 해외개발연구소(ODI)는 중국이 셰일혁명에 성공하면 아프리카 앙골라와 콩고 등 에너지 수출에 의존하는 후진국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현재 미국이 셰일가스와 석유 생산에 따른 혜택을 누리는 유일한 국가라는 평가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은 지난 2007년의 566억㎥에서 지난 2012년 2916억㎥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전체 천연가스 생산에서 셰일가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8%에서 35%로 확대됐다.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은 현재 매우 작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셰일가스 생산규모를 연간 600억~1000억㎥로 확대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는 내년 추정치인 65억㎥보다 최소 10배 이상 많은 수치다.
계획대로라면 중국의 천연가스 수입규모 최대 40%까지 감축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수요 감소에 타격받은 일부 후진국들은 더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ODI는 우려했다.
ODI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미 후진국들은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 수출이 15억 달러(약 1조5400억원) 줄어들게 됐다”며 “중국마저 셰일가스 생산을 확대하면 앙골라와 콩고 등 중국 수요에 의존하는 국가가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ODI는 앙골라ㆍ콩고 두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13%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리카 적도기니가 전체 GDP의 5%, 중동 예멘이 4%씩 각각 증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ODI는 그 외 아프리카 모잠비크와 가나 모리셔스 나이지리아 등도 중국발 셰일혁명 리스크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GDP의 축소는 일자리의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사회불안까지 촉발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석유 수입 비중이 큰 인도와 세네갈 잠비아 등 다른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들은 오히려 공급 증가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는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ODI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