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항공업체 보잉의 제임스 맥너니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제품 전략을 모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맥너니 CEO는 21일(현지시간) 시애틀에서 열린 연례 투자자모임에서 애플의 전략을 거론하며 회사의 제품 개발 전략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획기적 한 방을 노리는 ‘문 샷(Moon shots)’을 지양한다”면서 “우리는 애플과 같은 전략을 원한다”고 말했다. 획기적인 방식을 도입해 한 번의 히트를 치는 문 샷은 상당한 리스크를 동반하기 때문에 애플처럼 세대교체를 통해 꾸준히 업그레이드 된 신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맥너니 CEO의 이런 발언은 최근 항공기 관련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외부 압력을 의식한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회사가 수년간 ‘787드림라이너’의 업그레이드 버전 항공기 건조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부담감으로 작용해 이번 발언의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신제품 개발에 대한 어려움은 보잉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쟁업체인 에어버스그룹도 신규 항공기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보잉과 에어버스 양사 모두 향후 십 년간 ‘훌륭한 사양의(clean sheet)’차세대 항공기를 내놓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WSJ는 전했다.
보잉의 경우 지난 2년간 신제품 개발에 시간과 돈을 쏟는 대신 기존에 있던 ‘베스트셀러’ 단일복도형 737과 대형항공기 777을 개조해왔다.
톰 엔더스 에어버스 CEO도 재설계된 A320 모델에 대해 높은 개발 비용 없이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양사는 현재 생산비용 절감과 차세대 항공기 개발을 보다 단순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맥너니는 이날 종전의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다시 강조하면서도 상업용과 군사용 신규 모델 개발ㆍ생산 비용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5년간 방위산업부에서 21억 달러(약 2조1525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맥너니는 밝혔다. 앞서 회사는 방위산업부에서 40억 달러가량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