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의 의상은 그의 연기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데다 각종 대회 성적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지금까지 김연아는 어떤 의상을 입고 빙판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피겨여왕’으로 등극할 수 있었을까. 김연아의 역대 경기 의상을 총정리해 본다.
김연아는 지난 2009년 세계선수권 쇼트 프로그램 ‘죽음의 무도’에서 블랙 컬러에 비즈 장식이 더해진 의상을 입고 카리스마 넘치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프리 스케이팅 ‘세헤라자데’에서는 금빛 장식이 어우러진 강렬한 붉은색 컬러 드레스를 입고 아라비아 왕비로 완벽 변신해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금메달을 거머쥐며 자신의 존재를 전 세계에 확실히 각인시킨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 프로그램 ‘007 제임스본드 메들리’에서 블랙 컬러에 로즈골드와 은빛 컬러의 비즈 장식이 더해진 의상을 입었다. 해당 의상은 디자이너 조쉬 앤 라몽이 수작업으로 200시간 동안 보석을 달아 완성했다.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에서는 시원한 느낌의 블루 컬러 홀터넥(halterneck, 팔과 등이 드러나고 끈을 목 뒤로 묶는 스타일) 스타일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면서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2011 세계선수권대회 쇼트 프로그램 ‘지젤’에는 푸른색 비즈 장식이 돋보이는 비대칭 라인의 블랙 드레스를 입고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변신해 슬픔을 표현해 냈다. 프리 스케이팅 ‘오마주 투 코리아’는 한국 전통곡을 편곡한 것으로 한국적 미를 발산해 감동을 자아냈다. 특히 화이트 컬러 비즈로 산을 표현해 한 편의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한국의 정서가 녹아난 의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이상봉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2012년부터는 안규미 디자이너가 김연아의 의상을 책임졌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뱀파이어의 키스’에서는 연보랏빛 컬러에 블루와 퍼플, 화이트 등 다양한 컬러의 비즈 장식이 더해진 화려한 옷을 입고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레미제라블’에서는 프랑스 혁명기 민중의 삶을 바탕으로 한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한 느낌의 그레이 컬러 의상을 선택했다.
2014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는 올리브 그린색 드레스를 입고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곡에 맞춰 멋진 연기를 선보였다. 해당 의상은 일명 ‘단무지 의상’이라고 팬들에게 비난을 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디오스 노니노’에서는 보라색과 검은색의 조화를 이룬 벨벳 소재의 의상을 선택해 애절한 표정 연기와 손짓으로 슬픈 연기를 담아내며 감동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