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8일 정당 추천 공직후보자의 사퇴 시 선거보조금을 반환토록 하는 내용의 ‘선거보조금 먹튀 방지법’(정치자금법 개정안) 처리 필요성을 주장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의 협조를 요구했다.
6.4지방선거에서 32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은 후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가 사퇴한 통합진보당과 통진당 후보 사퇴로 ‘반사이득’을 챙긴다고 보는 새정치연합을 싸잡아 겨냥한 것으로, 통진당은 즉각 “국고보조금의 의미마저 무시한 행태이자 거대여당의 탐욕을 드러낸 놀부심보”라고 반발했다.
새누리당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통진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보조금 28억여원, 여성후보 추천보조금 4억8000여만원 등 32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지난달 19일 받았다”며 “그리고 6월1일 백현종 경기지사 후보, 지난달 29일엔 고창권 부산시장 후보, 같은달 16일 이영순 울산시장 후보가 사퇴해 또 ‘먹튀’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고 했다.
윤 대변인은 현행법 상 선거보조금이 해당 선거의 후보자등록마감일 후 2일 이내에 정당에 지급되나, 선거보조금을 받은 정당의 후보자가 선거운동 중 사퇴하더라도 이미 지급받은 선거보조금의 반환 의무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처럼 선거 보조금제도가 있는 미국의 경우도 사퇴 등으로 입후보자의 자격이 상실되면 더 이상 보조금을 받을 수 없고 이미 지급받은 보조금 중에서도 적격선거운동경비로 사용되지 않은 잔액은 반납하도록 하고 있듯, 후보자 사퇴 시 국가 예산으로 지원한 선거보조금은 환수하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 대선 때 통진당 이정희 후보 사퇴를 계기로 우리 당이 발의한 ‘선거보조금 먹튀 방지법안’은 야당의 비협조로 아직 해당 상임위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며 “선거보조금은 후보 개개인이 아니라 정당에 지급되므로,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 선거에서 몇 명의 후보가 사퇴할 경우 보조금 환수 시기나 환수 금액 산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을 정조준, “‘당 내부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고, 투표시간 연장과 동시 처리되어야 할 사안이다, 비교섭단체의 의견이 반영이 되지 않았다, 대선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필요가 없어지는 법안이다’ 등의 이유를 들어 현재 법안 통과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법안 발의 후 2년 가까이 흘렀는데 당 내부에서 아직도 논의가 더 필요한 것인가”라며 “사퇴 후보의 선거보조금 회수는 지난 대선에서 새정치연합 문재인 후보도 투표시간 연장을 조건으로 실제로 수용의사를 밝힌 만큼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전향적인 협조를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겉으론 ‘통진당과의 연대는 없다’면서도 실제론 통진당의 후보 사퇴로 이득을 챙긴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사퇴 후보의 선거보조금 회수 법안 통과에 앞장서서 통진당과 연대를 계속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국민들의 요구에 충실하게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촉구한다”고 거듭 새정치연합을 압박했다.
그러나 통진당은 새누리당의 이 같은 주장에 “국고보조금의 의미마저 깡그리 무시한 몰상식한 행태이자 거대여당의 탐욕을 그대로 드러낸 놀부심보”라고 즉각 반발했다.
홍성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직선거법에 의한 선거운동의 정의는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다. 우리는 이에 의거해 선거활동을 펼쳐왔으며 일부 후보들의 사퇴 역시 정당한 선거활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변인은 이어 “후보를 사퇴하려면 아예 보조금을 받지 말라는 건데 우리가 받지 않는다해도 그 금액만큼 다른 정당들이 더 나눠 갖는다는 건 새누리당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라며 “결국 총 186억에 달하는 선거보조금을 수령한 새누리당이 진보당의 32억을 탐하는 꼴이 아니면 무엇인가. 그야말로 거대 집권여당의 파렴치한 놀부심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