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무총리 내정이 늦어지면서 청와대와 내각 개편에도 줄줄이 제동이 걸렸다.
모든 인선은 총리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박근혜 대통령의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기준으로 내세우면서 청와대의 인사 검증이 대폭 강화돼 이를 통과할 수 있는 인물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스로 청와대 검증을 통과해도 본인이 고사하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한때 박 대통령이 주재한 10일 국무회의가 취소됐다는 얘기가 돌면서 총리를 발표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결국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청와대는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면서 계속 새 인사들을 추천받고 검증하는 일을 반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유력하다고 점찍을 만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최근 후보 범위를 넓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인사들의 등용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공주 출신의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전북 전주가 고향인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전남 목포 출신인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일부는 청와대 검증의 벽을 넘지 못했고, 다른 일부는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주말까지도 새 인물들에 대한 추천을 받고 현재도 검증이 진행 중”이라고 말해 총리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16~21일 중앙아시아 순방길에 나선다. 6일 안에 총리 내정을 하지 못하면 개각도 21일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개각이 단행되면 기획재정부 장관을 겸하는 경제부총리와 교육부 장관을 겸하는 사회부총리가 가장 먼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부총리에는 최경환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사회부총리에는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 달 22일 사표가 수리돼 19일째 공백상태인 국가정보원장 인선도 개각을 즈음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사실상 대통령 순방 이후에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김기춘 실장의 유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대야관계에서 다소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박준우 정무수석, 인사 검증에 실패한 홍경식 민정수석 등이 교체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이밖에 조원동 경제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등의 교체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