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이라크 영토가 종파 싸움으로 세 동강 날 위기에 놓였다.
정정불안이 이어지면 이라크 영토가 수니파 중심의 서북부와 쿠르드족의 동북부, 시아파 중심수 중남부 지역으로 나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라크에서의 득세에 그치지 않고 중동 지도를 재편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알 카에다 조직에서 분리된 ISIL은 현재 이라크 주요 2개 도시를 장악했다. 전날 이들 단체는 모술 주재 터키 총영사 등 터키 국민 80여 명을 납치하는 등 과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언론들은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가 동부의 주요 유전도시 키르쿠크를 장악했다는 소식을 중점 보도했다. 그간 키르쿠크 지역은 석유 자원이 풍부해 쿠르드인과 아랍인, 투르크멘인 등 민족 간 대립 격화 가능성이 큰 이라크의 ‘화약고’로 불려왔다. 쿠르드 정부는 사담 후세인이 축출된 후인 2005년 자치권을 획득했으며 이후 주변지역 석유 통제권을 두고 중앙정부와 대립해왔다. 쿠르드 측에서는 키르쿠크 장악을 계기로 영토 확대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수니파 ISIL과 시아파 누리 알말리키 총리 주도의 중앙정부 간 충돌에는 시아파 이슬람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이 합세해 대결 구도가 더욱 명확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혁명수비대 산하 정예부대인 쿠드스 병력을 이라크에 배치해 ISIL과 교전을 벌이는 정부군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이라크가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 지역으로 삼분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ISIL이 이라크를 넘어 중동 지도를 재편하려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WSJ는 “ISIL은 이라크와 시리아에만 위협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ISIL은 시리아의 지중해 연안부터 이라크까지 7∼8세기 (이슬람 수장) 칼리프가 지배하던 지역에 하나의 급진 이슬람 국가를 세우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