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제주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투자자들이 급증하자 고객 유치 경쟁에 발 벗고 나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지난 5일 외국인 투자유치 지원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제주지점 내에 외국인직접투자(FDI)센터를 신설했다. 제주FDI센터는 본점과 강남에 이은 세 번째 FDI센터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제주지역 외국인직접투자 유치를 선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것.
제주FDI센터는 외국인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문컨설팅과 글로벌금융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외환은행은 시중은행 중 제주지역에서 가장 많은 중국 자금을 유치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은행 신제주지점과 제주지점 두 곳의 중국인 원화예금 규모는 지난 3월말 기준 2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 453억원 대비 대폭 급증한 수치다.
우리은행도 제주지역 중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신제주지점에 전용창구인 중국고객 데스크를 열었다. 우리은행은 중국어가 능통한 직원들로 구성된 전담팀이 일반적인 은행 업무부터 부동산 구입, 투자이민제 등 국내 투자에 대한 상담업무도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신제주 지점 개점에 이어 중국어가 가능한 2명의 직원을 지점에 배치했고, 농협은행은 제주영업본주에 중국 통역 전담 직원 채용과 전용 창구 개설을 검토중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제주 지역 영업에 공 들이는 이유는 2010년 도입된 ‘투자이민제도 활성화’로 인해 제주도에 직접 투자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류 인기 바람을 타고 호텔, 카지노 등 관광개발 프로젝트에 중국법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실제 중국 분마그룹과 녹지그룹 등 거대 자본들이 국내 기업들과 손을 맞잡고 카지노 사업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제주도는 콘도, 호텔, 별장 등 5억원 이상 부동산에 투자한 외국인에게 최장 5년의 비자를 발급 한 뒤 결격 사유가 없으면 배우자와 자녀에게도 영주권을 부여해 최근 외국인들 사이에 투자 대상으로 관심이 높다”며 “은행들 입장에선 고객 유치를 위한 새로운 틈새 시장이 형성된 만큼 관련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