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빗이끼벌레
수질이 좋지 않은 호수에 사는 외래종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가 대량으로 번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천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6일 "광주시 광산구 신창동 풍영정 부근 영산강 상류 구간의 광신보 아래쪽 낙차공과 징검다리 주위에서 남조류를 먹고사는 외래종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들이 대량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큰빗이끼벌레의 대량 번식에 대해 "4대강 사업 이후 영산강에 나타나는 이상징후"라며 "강물을 막아 수질이 나빠지고 유속이 느려지자 수질이 나쁜 호수에서 번식하는 큰빗이끼벌레가 번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큰빗이끼벌레는 캐나다가 원산지로 호수 주변 수심이 낮은 곳의 돌이나 바닥에 붙어 산다. 개체는 매우 작지만 군집을 이루게 되면 상당한 크기로 불어난다. 해외에서는 지름 2.8m짜리 큰빗이끼벌레 덩어리도 발견돼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큰빗이끼벌레는 몸에서 형성되는 점액질을 방출해 수초나 바위에 붙어 몸집을 키운다. 보통 공 모양이나 두툼한 원반 모양을 띤다. 몸집이 커지면 수초나 바위에서 떨어져 가라앉지만 점액질 중에 있던 가스가 쌓이면서 수질을 오염시킨다.
아직까지 특별한 천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굳이 지목하자면 '저온'이다. 겨울에는 저온으로 인해 큰빗이끼벌레의 군집이 부서지면서 단순한 점액질 덩어리가 된다.
일본의 한 연구 결과에서는 외래종인 큰빗이끼벌레가 번식하면서 아사지로이끼벌레와 총담이끼벌레 같은 일본 재래종의 태형동물 개체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사지로이끼벌레와 총담이끼벌레의 천적이 큰빗이끼벌레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