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파킹’ 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맥쿼리자산운용(옛 ING자산운용)이 최근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은 지난 6월 24일 맥쿼리 출신의 칼 자콥슨 리스크담당 전무를 신임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자콥슨 대표는 리스크와 컴플라이언스, 오퍼레이션 등 업무를 담당하고 ING운용 시절부터 경영을 맡아온 최홍 대표는 운용, 마케팅 관련 업무 등을 담당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콥슨 대표는 1977년생으로 30대 운용사 CEO 이기도 해 눈길을 모은다.
업계 내부적으로는 맥쿼리자산운용이 공동 대표 체제를 선택한 것은 파킹거래 의혹에 따른 여파라고 내다보고 있다.
채권 파킹거래는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가 매수한 채권을 장부에 바로 올리지 않고 중개인(증권사)에게 잠시 맡긴 뒤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 결제하는 행위를 말한다. 금리 변동에 따라 추가 수익 및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변칙거래로 분류된다.
금융감독원은 맥쿼리운용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증권사들에 채권 파킹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연초부터 현장검사를 벌여왔다. 이에 금감원은 당초 지난 26일 맥쿼리운용에 대한 제재 안건을 제재심의위원회에 상정하려 했지만 KB금융 사태 등 심의가 오래 걸리는 안건들이 대거 몰려 추후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한 것.
17일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에도 맥쿼리자산운용에 대한 제재 안건은 주요 사안들에 밀려 처리가 힘들어질 전망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맥쿼리운용에 대해 강도 높은 제제가 예고 된 만큼 호주 맥쿼리 본사에서도 이를 컨트롤 할 전문가를 CEO로 투입한 것으로 안다”며 “자콥슨 대표는 리스크관리 전문가로서 향후 맥쿼리자산운용의 신뢰 회복과 체계적인 시스템 정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그동안 맥쿼리자산운용 초대 CEO를 지낸 최홍 대표는 지난 2002년 랜드마크투신 시절부터 CEO를 지냈다. 이후 랜드마크가 ING운용에서 지난해 맥쿼리로 대주주로 바뀌면서 12년간 단독체제로 CEO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