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취업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회사 취업 지망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서 은행 경쟁률은 100대 1을 넘어섰다. 금융사에 입사하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성과 높은 연봉 때문이다.
직장인에게‘고액 연봉’은 직장을 선택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중 하나다. 하지만 막상 직장인들에게 고액연봉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런데 높은 연봉으로 일반 직장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는 직장인들이 있다. 바로 금융회사 직원들이다. 실제로 금융업 종사자들의 경우 일반 근로자보다 높은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금융위원회는 은행·증권·보험 등 7개 금융업종의 1070개 금융회사의 급여 수준을 조사한 결과, 은행에서 1억원 이상 급여를 받는 직원이 23.3%에 달했다. 5명중 1명이 1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것이다.
또 금융회사들이 금감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원의 평균 연봉은 86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1억1000만원), 하나금융(1억400만원) 등은 직원 평균 임금이 1억원을 넘어 '억대 봉급쟁이'을 자랑한다.
증권사 연봉도 상당하다. 평균 연봉은 8300만원. 삼성증권(9490만원), NH농협증권(9400만원), 현대증권(9100만원) 등의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한다. 물론 이는 연간 총급여액을 임직원 숫자로 나눈 단순 수치여서 직원들이 실제로 받는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
이처럼 높은 연봉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금융사 직원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은행권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속마음은 대부분 비슷했다. 고액 연봉을 받는 안정적 직장에 근무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높았고, 직원들의 복지상태와 정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의 한 직원은 기업리뷰에서 “처우와 복지가 좋은 편이고 전문성을 가진 직원들 사이에서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평가했다.
반면 보수적인 조직문화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불만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권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 이유는 보수적이고 소극적 마인드을 갖고 있어 서로에게 일을 미루고 경영진들은 단순히 숫자로 지점을 평가하기 때문이란 반응이다.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은행 직원들의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신입 직원들을 채용하지 않아 인력 구조가 정채돼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직원 이외에 직장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직원들은 능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고 노력한 만큼 성장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의 경우 조직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딱딱한 상하관계로 인해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못하고 변화를 추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메리츠화재 등 손보사들의 경우 많은 업무량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연봉을 받아도 복지 수준이 낮고 여가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꿈꾸는 억대 연봉 직장에서 근무하는 금융회사 직원들이지만 내부에서는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선두 금융사들의 경우 직원들의 만족도가 상당이 높은 편이지만 이외의 금융사들의 직원은 과도한 스트레스, 보수적인 조직 문화, 성장에 대한 한계 등의 지적사항을 공통적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