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코스닥 상장사들이 무더기로 발행했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1년 만에 ‘부메랑’이 돼 시장에 물량 부담을 줄 거란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코스닥 상장사가 분리형 BW를 발행한 사례 중 신주인수권 행사기간이 올해 6∼8월에 시작되는 경우가 모두 72건으로 집계됐다.
분리형 BW는 코스닥 상장사의 오너가 지분율을 유지하거나 높이면서도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분리형 BW가 기업 오너 일가의 편법 증여 방식으로 악용된다는 점 때문에 자본시장법이 개정, 지난해 8월 말부터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됐다.
이에 발행이 금지되기 직전인 지난해 6∼8월 코스닥 상장사의 분리형 BW 발행이 급격히 많아졌다. 당시 분리형 BW 발행을 결의한 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101개였다. 이는 직전 연도인 지난 2012년 같은 기간보다 4배 많은 것으로 발행 규모도 9000억원을 넘었다.
특히 올 6월과 8월 사이에 신주인수권 행사가 가능한 72건 중 행사가격보다 현재 주가가 10% 이상 높은 사례는 50건에 달한다. 이에 투자자의 차익 실현 욕구에 따른 대량 매물 출회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분리형 BW 관련 물량 부담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분석도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여름에 발행된 BW는 주로 상장사 오너의 경영권 강화나 증여를 위한 것이었다”며 “대규모로 BW가 발행된 점은 분명히 시장에 부담 요인이지만, 실제 매물로 나올 물량은 우려만큼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