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2분기 사상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다.
한국신용평가는 31일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지만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이날 현대중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하고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했다.
같은 날 나이스신용평가도 신용등급 AA+를 하향검토 등급감시(creditwatch) 대상에 올렸다.
국내 3대 신평사들이 잇따라 신용등급 전망을 강등한데는 현대중공업이 2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9일 조선, 플랜트 부문의 영업 손실 확대에 환율 하락이 겹치며 2분기에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예상치가 영업이익 250억원 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라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87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1889억원의 손실을 나타낸데 이어 2분기에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올 들어 누적 손실만 1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손실발생의 주요 원인은 조선부문에서 낮은 선가에 수주한 물량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가운데 조선,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대형공사의 공정지연 및 비용증가로 인한 대규모의 추가 예정원가를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해양부문 발생 손실의 경우 체인지 오더(Change Order) 발생분에 대한 비용 청구 등을 통해 손실규모 축소가 일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충당금이 설정된 프로젝트에서 추가적인 손실발생은 제한적”이라면서 “다만 기 수주한 육상 및 해양플랜트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저가수주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부족한 일부 프로젝트들이 공정 초기단계인 점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적정 수익률 확보 여부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