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 ‘촌(村)스럽다’는 표현이 있다. 국어사전에서는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는 의미로 정의하고 있다. 왠지 서글프다. 농업과 농촌은 농경사회이던 우리 국가와 민족의 뿌리다. 오늘날에는 국민의 먹을거리와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화, 현대화가 미덕이었다 해도 너무 야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TV 등 대중매체가 발달하면서 미적 인식이 고착화돼 촌스럽다의 부정적 의미와 쓰임도 더욱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촌스럽다에 대한 국어사전의 정의는 우리가 정서적으로 농업과 농촌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농자가 천하의 대본도 아니라 생각한다. 국가경제에서 농식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식량안보, 국민 정서 함양, 전통문화와 생태환경 보전 등 농업·농촌의 본질적이고 공익적인 가치는 경제논리로 헤아릴 수 없다. 그리고 농업과 농촌은 지금 변화하고 있다. 창조적 아이디어가 결합된 6차 산업으로, 당당한 수출산업으로, 과학기술이 융합된 생명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촌스럽다의 의미가 사회적으로 재해석되기를 바란다. 촌스럽다는 생명의 근원과 참된 위안의 의미로, 농업과 농촌은 정겨움과 희망, 순수의 의미로 재해석돼 국민적 공감이 이뤄지고, 국어사전이 다시 쓰여지기를 희망한다. 촌스러움은 낡고 소외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지탱해주고 보듬어주는 고마운 것이다. 촌스러워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