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가을 분양시즌이 임박했다. 여름 비수기에도 때아닌 호황을 보였던 분양시장이 가을 성수기에도 분위기를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9~12월 전국에 새 아파트 12만8864채가 공급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만6552채) 늘어난 규모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분이나 임대아파트를 뺀 일반분양 물량도 전년 대비 13.3%(1만2032채) 많은 10만2249채가 쏟아진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9~12월 5만8097가구가 선보인다. 전년 동기보다 22.5%(1만654가구) 많은 물량이다. 이 중 4만296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권역별로 서울과 인천은 공급 물량이 작년보다 오히려 12~25% 줄어드는 반면 경기지역은 분양 풍년을 맞을 전망이다.
지방도 공급 물량이 풍성하다. 9~12월 7만767가구가 쏟아진다. 전년 동기 대비 29%(1만5898가구) 늘어난 수준이다. 일반분양 물량만도 10만2249가구에 달해 청약통장을 사용할 기회가 많아질 전망이다.
전국적으로는 재건축, 재개발 등의 정비사업 물량이 풍부하다. 또한 오랜만에 세종시에 대형건설사들의 신규분양과 수도권의 경우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등 한강 이남 대규모 택지지구 분양이 눈길을 끈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와 브라질 월드컵, 여름철 비수기 등이 이어지면서 적극적으로 신규 분양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 등으로 여름에도 아파트 분양 시장이 활기를 이어가면서 물량 출시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동·호수 지정이 가능한 미분양 아파트에도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시작된 시장 회복세가 기존 주택시장과 신규 분양시장을 넘어 미분양 아파트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선입견이 줄어들면서 전략적인 이유로 미분양 아파트에 주어지는 혜택을 활용해 새 아파트를 장만하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할 때 제공하는 계약금 분납과 중도금 전액 무이자,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의 혜택을 적용 받아 구매비용을 줄이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낼 경우 미분양 적체가 다시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내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라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양 단지의 장단점과 입지 등을 면밀하게 체크하는 한편 자신의 자금동원 능력 등도 냉철히 계산한 뒤 아파트 청약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