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말산업을 농업·농촌분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자칫 좌초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말산업 구조는 경마산업이 전체 8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말산업 육성 기금이 대부분 경마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에서 나오는 게 현실이다. 한국 말산업을 프랑스식의 경마·승마산업의 균형발전을 택할지 독일의 승마 위주 성장으로 발전시킬지는 아직 물음표다. 이미 경마 위주로 말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프랑스식 말산업 육성이 적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형 말산업을 육성하려면 사행산업으로 경마를 보기보다 대중 레포츠로서 경마를 탈바꿈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정부가 말산업 육성을 추진하고자 축산발전기금 201억원과 한국마사회 특별적립금 172억원 등 총 373억원의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역별 승마장 신규 설치와 개보수 거점 승용마 조련시설 1곳 추가 설치,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제주특별자치도 지원, 육용마 전문농장 육성 등에 재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승마에 대한 국민 인식이 고급 스포츠로 여기고 있는 데다 경마는 도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말산업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말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이 과천경마장을 국민 누구나 즐겁게 찾아와 휴식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하고자 노력하는 것도 경마는 도박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또 전국 장외발매소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문화센터를 뛰어넘는 지역 주민 친목의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같은 이유다.
우리나라 경마 문화는 오랜 기간 승마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경마 문화가 형성된 프랑스와는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경마가 도박이 아닌 레저공간으로 자리 잡지 못한다면 말산업 육성은 절름발이 정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말산업 육성으로 2018년까지 1만개 신규 일자리가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농가 수익 증진에도 말산업 육성이 중요하다.
마사회에 따르면 말 한 마리가 연간 6000여만원의 부가가치를 만드는데 이와 관련한 취업인원도 2011년 말 기준 1만8000여명이 넘는다.
문제는 말산업 육성 재원 대부분이 경마에서 나오기 때문에 경마산업이 독일처럼 붕괴한다면 승마산업이나 말고기산업이 걸음마도 못 떼고 무너질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