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의 최대 쟁점인 통상임금 확대를 법원 판결에 맡기는 방식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28일 “현대차 노사가 추석 전후로 통상임금 부문 등에서 임협을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며 “통상임금은 당장 확대로 가기보다는 법원 판결에 맡기고, 대신 노조는 정년연장과 성과급 확대 등의 실리를 챙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27일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에 합의했다. 주요 내용은 기본급 6만5000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 지급 등이다. 특히 최대 난제였던 상여금과 제수당의 통상임금 적용 여부는 법원 판결을 따르기로 했다.
르노삼성과 마찬가지로 현대차도 통상임금과 관련한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인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현대차가 법원 판결에 앞서 통상임금 확대를 적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윤갑한 현대차 울산공장장(사장)은 “노조의 통상임금 확대 요구안은 교섭에서 결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난 25일 담화문을 통해 밝혔다. 윤 사장은 이어 “법적인 정당성이 있다면, 더구나 2012년 임협에서 노사가 통상임금 문제를 소송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했다면 당당하게 법의 판결을 받으면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업계에서 현재 현대기아차만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않은 것도 현대차 노조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자동차업계와 금속노조를 대표한다는 명분으로 지금까지의 협상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자동차업계 뿐 아니라 전 업권이 ‘통상임금은 추후 논의’로 가닥을 잡으면서 현대차 노조의 대표성 명분도 약해지고 있다. 올해 임단협에서 르노삼성을 비롯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의 노사가 통상임금을 추후에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28일 1·2조가 6시간씩 모두 12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인다. 노조는 28일 부분파업을 실시한 뒤 29일부터는 다시 사측과 집중교섭에 나선다. 집중 교섭 기간에도 노조는 오는 30~31일의 주말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노조의 파업이 확대되면서 현대차의 생산차질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노조의 22일 4시간 부분파업과 지난 주말의 특근 거부로 모두 7100대, 1500억원 규모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이날 파업과 오는 주말의 특근거부까지 합하면 생산차질액 규모는 3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