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와 도쿄지점 부당대출 등의 사고가 발생한 국민은행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와 임직원 징계를 내렸다. 국민은행은 일본금융청 규정에 따라 도쿄·오사카지점 4개월 영업정지 조치도 내려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 중 국민은행에 대해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 및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관련해 부문검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와 관련해 주택기금부 직원과 일부 영업점 직원이 공모해 위조채권 등을 이용한 횡령 및 금품수수 등 위법행위와 내부통제 부실이 적발됐다고 28일 밝혔다.
금감원은 또 국민은행이 도쿄지점의 내부통제 및 경영실태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장기간 방치하고 자체감사 결과의 부당처리 및 신용리스크 관리업무 태만 등의 부당행위가 발생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대형 금융사고로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국민은행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하고 임직원 총 68명에 대해 면직 6명, 정직 2명, 문책경고 및 감봉(상당) 11명, 주의적경고 및 견책(상당) 29명 등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
이와 함께 일본금융청은 국민은행 도쿄지점과 오사카지점에 대해 오는 9월 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4개월 간 신규영업을 정지하기로 했다.
일본금융청은 또 국민은행 일본지점의 신용리스크 관리 및 법규준수에 관한 방침과 책임 명확히하는 한편 여신 심사 및 관리 통제시스템 전면 정비, 상호견제기능 강화 등 신용리스크 관리 기능도 재정비 하도록 요구했다.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도쿄지점의 경우 타인명의 분할대출, 담보대비 과다 대출, 기한연장 부장 업무처리, 50억에 가까운 금품 수수, 외환거래법 위반, 차명송금, 환치기 등 범죄 행위가 상당히 많았다”며 “총 부당대출 규모는 5300억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은행 도쿄지점에 대한 조치 내용은 일본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발표가 됐다”며 “일본 내 모든 지점에 대해 제재를 동일하게 취하는 것이 일본의 규정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와 도쿄지점 부당대출의 경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이견 없이 의결된 사항인 만큼 우선 확정해 발표했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다만 주전산기 교체 문제의 경우 제재심 내용이 방대해 최수현 금감원장이 확인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최종 징계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박 부원장보는 주전산기 교체 문제와 관련한 징계 확정이 늦어지는데 대해 “제재심 내용이 너무 많아 아직 보고를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수현 원장이 주전산기 교체 징계와 관련해 다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례는 없지만 모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 일각에서는 최 원장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