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갈등 수습 팔짱낀 ‘이건호의 마이웨이’

입력 2014-08-29 10:08 수정 2014-08-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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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해결 외면 잇단 돌출행동…“직원·고객까지 피해”

침몰하는 KB국민은행호(號)에 이건호 행장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21일 금감원 제재심에서 임영록 회장, 이건호 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아져 KB금융 갈등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조직 추스르기에 나서야 할 이건호 행장의 연이은 돌출 행동으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28일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 대출과 국민주택채권 횡령 부문에 대한 제재심의 징계를 수용(확정)했다. 또 일본 금융청은 국민은행 도쿄 지점과 오사카 지점에 대해 4개월간 신규 영업을 못하게 하는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이번 제재심에서 핵심이었던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선 징계 수용을 보류시켰다. 최 원장이 경징계로 징계 수위를 낮춘 제재심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제재심 결정 이후 봉합 모드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임 회장과 이 행장의 갈등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 행장이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된 지주 및 은행 임원 3명을 검찰에 전격 고발했기 때문이다. 이번 검찰 고발은 지주와 사전 협의 없이 이 행장 단독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금감원 제재심이 끝난 이후 경영진의 단합을 위해 이뤄진 템플스테이 행사에서도 이 행장이 숙소 문제로 행사 중간에 귀가해 조직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행장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금융당국의 시선도 곱지 않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 대규모 징계로 내부조직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적해 있는 현안들을 뒤로 한 채 검찰까지 끌어들여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는 경영자로써 행동으로 볼 수 없다”며“애꿎은 직원과 고객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초래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행장이 연이어 독자적 행동을 하는 것과 관련해 뒤에 든든한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이다. 실제로 이번 주 전산기 교체 논란에서 임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강경한 입장을 고집한 이 행장이 권력의 실세와 끈이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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