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비대위원장을 찾습니다.

입력 2014-09-12 10:22 수정 2014-09-1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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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로이 비대위를 맡을 인물을 외부에서 찾겠다고 11일 선언했다. 물론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앉히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좋은 일일 수 있다. 외부인사 수혈을 통해 바닥까지 떨어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찾느냐, 내부에서 찾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비대위원장을 새롭게 찾겠다는 사실부터 시작해서, 중앙대 이상돈 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설까지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나타나는 소통의 부재현상이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의 비대위원장 영입설이 언론을 탈 때,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진 의원과 통화를 했다. 그런데 이 중진 의원은 나를 통해 이상돈 교수 영입 문제를 처음 듣는다고 했다. 박영선 위원장이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겠다고 한 사실도 당내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기보다는 박 위원장의 ‘고독한’ 결단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박영선 위원장의 결단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결정을 위해서는 당내 의견을 모으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것이다.

지금 새정치연합의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다. 지금 새정치연합은 정당으로 부르기도 뭐할 정도로 사분오열돼 있다. 정당 내부에 존재하는 계파 분열을 뭐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특정 정당 내에서 두 개 정도의 계파가 존재하면, 정당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예를 들어 새누리당의 경우를 보면 그렇다. 친박근혜계과 비박근혜계 혹은 친이명박계로 나뉜 상태에서, 친박이 비난을 받으면 비박계가 전면에 나서서 정당을 쇄신했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고, 반대로 비박계에 대해 국민들이 식상해하면 친박계가 당 전면에 나서 이런 식상함을 달래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경우 계파 분열이 오히려 당의 이미지 쇄신에 도움을 준 측면이 있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의 경우 계파의 종류와 숫자가 너무 많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 새정치연합 내부에는 4개 정도의 계파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정도의 계파 숫자라면 당에 새로운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계파 정치의 순기능보다는 계파 간의 갈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진다. 그래서 이 정도 숫자의 계파는 좀 줄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계파의 숫자를 줄인다는 것은 바로 당내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래서 이것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비대위원장의 책무인데 이런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비대위원장을 선택할 때는 당내 공론화를 먼저하고 그 이후에 영입을 하든 아니면 내부 인사 중에서 고르든지 해야 하는 것이다. 당내 중지를 모은다는 것은 결국 비대위원장의 정통성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그런 정통성의 기반 위에서만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제대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고 온갖 설이 난무하는 걸 보면 새정치연합 내의 소통 부재가 심각한 것을 증명한다.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부재를 심각하다고 만날 비난하고 있으나 정작 자신들 내부의 소통부재의 심각성은 인지하지 못한 모양이다. 솔직히 새정치연합의 소통부재는 이미 문재인 의원의 단식부터 노출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당 지도부는 두 번씩이나 새누리당과 합의한다고 난리를 치고 있는데, 지난 대선후보였던 인물은 광화문에서 단식을 시작하고 있었으니 이미 이때부터 소통부재의 극을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누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해도 새정치연합이 단일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누구를 영입하느냐보다 내부 소통을 위한 길을 뚫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충고하고 싶다. 만일 이것에 실패한다면 새정치연합은 오합지졸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실패한 정당으로 한국 정치사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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