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순이익 1위를 지키고 있는 신한금융지주가 자산규모에서도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1982년 후발은행으로 설립된 신한은행 이 32년만에 이룬 성과다. 반면 한때 압도적 국내 1위 은행이었던 KB국민은행을 주력계열사로 승승장구하던 KB금융은 경영진 내분사태로 하나·농협금융에도 밀리며 업계 4위로 추락했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상반기 은행지주회사 경영실적(연결기준)’ 자료를 보면 지난 6월말 기준 신한금융의 총자산 규모는 작년말(311조원)대비 3.8% 증가한 323조원을 기록, 국내 11개 금융지주사 중 가장 많았다.
신한금융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금융지주사 중 연간 순이익 규모 1위를 기록했지만, 총자산 규모는 우리금융에 밀려 지난해 말까지 줄곧 2위였다.
그러나 우리금융이 민영화에 따른 자회사 매각으로 자산규모가 줄어든 사이 신한금융은 견실하게 자산을 늘렸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총자산 증가율은 3.8%로 전체 지주사 총자산 증가율(1.7%)의 두 배가 넘는다.
지주사의 상반기 연결 순이익(대손준비금적립 후)도 우리금융(1조3380억원)을 제외하면 신한금융이 가장 많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1034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22억원) 대비 2.9% 증가했다. 이어 KB금융(7722억원), 하나금융(5676억원), 농협금융(5082억원) 순이었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지방은행 분할 관련 법인세 비용 환입 등 일회성 요인으로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81.7% 급증하는 효과를 봤다.
반면 지난 1963년 출범 당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자랑했던 국민은행을 최대 계열사로 두고 있는 KB금융은 올 상반기 자산규모에서 하나금융(314조원)과 농협금융(310조원)에 밀리며 4위로 추락했다.
다른 지주사들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자산을 늘리는 사이 KB금융은 내분으로 지배구조가 흔들리면서 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으로 등장할 새로운 통합은행도 국민은행을 앞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업종별 자산구성을 보면 은행이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지주사 자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말 84%에서 올 상반기 들어 1%포인트 떨어진 83%였다. 이어 금융투자(5.8%), 보험(5.3%), 비은행 부문(4.1%) 순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