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두 차례 부분파업에 이어 이달 23일부터 3번째 부분파업을 진행 중이다. 26일까지 실시하는 이번 파업이 끝나면 현대차에서 발생할 누적 생산차질 규모는 4만4000여대가 될 전망이다. 금액으로는 9100억원에 해당한다.
기아차 노조는 24일 4시간, 26일 12시간의 부분파업을 실시한다. 기아차 노조 역시 지난달 두 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에 따라 이들 노조의 잔업·특근거부를 포함한 누적 생산차질 규모는 1650억원(약 1만대)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생산차질 규모를 합하면 1조750억원(5만4000여대)에 달한다. 현대기아차는 노조의 파업으로 2012년에는 1조7000억원, 2013년에는 1조300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현대기아차의 노사 임금협상이 9월 내에 타결할 지도 미지수다. 회사는 노조에 임금 9만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통상임금 개선위원회 구성, 성과금 300%+500만원, 만 60세 정년 보장, 품질목표 달성격려금 120%, 사업목표 달성장려금 30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즉시 포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 간 세력 다툼도 변수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지난주 내년 3월 31일까지 통상임금 적용시기와 범위를 논의하기로 사측과 합의점을 찾아갔다. 하지만 강성 조합원의 반발로 교섭은 결렬됐다.
국내 공장의 파업이 연례 행사가 되면서 경쟁력 약화도 우려된다. 일본 자동차조사업체 포인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해외판매 비중은 84.8%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의존도가 높다. 이는 폭스바겐(86.8%), 닛산(85.2%)에 이은 글로벌 자동차업체 중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비중은 2011년 82.1%, 2012년 83.8%로 증가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현대차의 해외공장이 점차 늘고 있는 만큼, 울산공장이 제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향후 공장별 경쟁력을 평가해 물량 조절을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수는 “통상임금과 관련, 현대차는 개별 기업이라기보다는 산업군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며 “업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당장 확대하기 보다는 심도 있는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