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주년/위기의 토종 사모펀드] 잘나가는 MBK·한앤컴퍼니, 알고보니 ‘외국계 자금’ 원천

입력 2014-10-0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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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LP 긴 투자 경험 기반 블라인드펀드에 적극 투자… 자금력 바탕 대형 딜서 우위

최근 잘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국내 PEF로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가 있다. 두 회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금 원천이 외국계라는 점이다.

외국계 연기금, 국부펀드, Fund of Funds 등은 대부분 에쿼티 파트너로 들어오고 GP에 운영을 맡기는 블라인드펀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같은 LP가 들어오면 PEF는 펀드 운용에 있어 전권을 행사하고, 대형 딜에 적극 나설 수 있다.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가 국내 PEF인 데도 불구하고 잘나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EF는 크게 △기관계 △독립계 △외국자본계(외자계)로 나뉜다. 기관계는 은행, 증권, 연기금 등 금융기관 계열인 곳을 말한다. 산업은행 PE가 대표적이며, KTB PE, 기업은행 PE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기관계 PEF는 보통 순환보직제다. 그렇다 보니 전문성을 기르기 힘들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약점이 있다.

독립계는 펀드 매니저나 파트너들이 직접 오너십을 갖는 구조다. 보고펀드, IMM인베스트먼트, H&Q AP 코리아, SkyLake인베스트먼트 등이 독립계로 분류된다. 독립계 GP는 일정 규모의 출자금을 반드시 내야 한다. 이를 ‘GP커미트먼트’라고 부르는데 통상적으로 총 출자금의 1~3% 수준이다. GP들은 펀드를 조성할 때 개인 돈 최소 10억~20억원에서 그 이상을 의무적으로 납입해야 한다.

이는 펀드 운용에 있어 GP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금이다. 때문에 독립계 GP들은 사실상 이직이란 것이 없고, 딜 소싱부터 가치 제고, 엑시트까지 사활을 걸고 덤빈다.

마지막으로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앙코르 등은 국내 펀드매니저가 운영하지만 외국계 자금으로 운용되는 PEF다. 이들 역시 독립계지만 주요 투자자들이 외국계이기 때문에 ‘외자계’라고 불린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캐나다연금(CPP IB),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 온타리오사학연금 등 연기금과 테마섹,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정부 및 국부펀드가 LP로 들어온다. 한앤컴퍼니와 앙코르 등은 주로 ‘Fund of Funds’에서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의 주요 Fund of Funds는 스위스의 ‘Partners Group’, 벤처펀드 투자업체 ‘ADAMS STREET’를 비롯해 ‘AXIOM ASIA’, ‘ASIA ALTERNATIVES’ 등이 있다.

외국계 LP는 PEF 투자 경험이 길고, PEF 투자 현황을 집계하는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어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독립계들이 국내 연기금으로부터 메자닌, 선순위 배당 등의 조건으로 투자할 때, 외자계는 에쿼티 파트너와 함께하기 때문에 큰 딜이 열리면 결국 외자계의 독무대가 된다. 특히 MBK파트너스는 국내 PEF 중에서 조 단위의 펀드 조성이 가능한 곳이다. 코웨이, ING생명, 네파 등 매각 금액이 큰 업계 선두 업체들을 인수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국내 독립계 PEF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도 C&M, HK저축은행의 경우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보고펀드와 달리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주요 LP가 외국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외자계는 투자 실패 부담을 함께 지는 에쿼티 파트너 자본이 많기 때문에 딜 소싱 경쟁에서 우위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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