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10명 중 6명은 출산 이후 5년 내에 경도 또는 중도의 우울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산후우울증은 보통 출산 직후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도가 심해졌다.
이완정 인하대 아동학과 교수와 이 대학 박사과정 김균희 씨는 최근 한국아동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어머니의 우울 변화궤적 및 예측요인 분석' 논문에서 한국아동패널 2008∼2012년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이 소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2008년 아이를 낳은 1천332명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출산 5년째인 2012년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우울수준을 측정한 결과, 매년 대상자의 21∼23% 가량이 임상적으로 우울하다고 판단되는 경도·중증도의 우울을, 6∼7% 가량이 심각한 중도 이상의 우울을 보였다.
다섯 차례의 조사중 한 시점 이상에서 경도·중증도 또는 중도의 우울수준을 보인 '우울위험' 집단은 전체의 59.9%인 798명이었다. 산모 10명 중 6명은 아이를 낳은 지 5년 이내에 적어도 한 번 이상 우울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우울위험 집단의 우울 평균 점수는 1년째에 7.48점에서 2년째에 7.30점으로 낮아졌다가 3년째에 7.68점으로 다시 높아져 4년째에 7.93점, 5년째 7.72점을 기록했다. 출산 직후보다 출산 4∼5년째에 우울 수준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전체 대상자 가운데 중도 이상의 심각한 우울 수준을 보인 어머니의 비율도 1년째의 6.2%에서 해마다 늘어 5년 째에는 7.7%에 달했다.
이러한 산후 우울증은 자녀의 출생순위,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결혼 만족도 등의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연구 결과 아이가 첫째에 가까울수록, 어머니의 자아존중감과 결혼만족도가 낮을수록 출산 초기 어머니의 우울 수준이 높았다. 또 산전 우울수준과 양육스트레스가 높을수록,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경험할수록 우울의 초기치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자녀 출산 후 우울을 경험하는 어머니의 비율이 높고 이들의 우울수준은 5년간 의미 있게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어머니의 산후 우울이 나타나는 초기에 이를 중재하기 위한 지원이나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